고동의 데이터 분석

[분석] 공급사 분석 리포트 작업 회고하기

by 소라고동_

0. 들어가며

얼마 전 회사에서 공급사를 상세하게 분석한 공급사 분석 리포트 작업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 분석 리포트 작업을 하다 보니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새로운 것을 해본다는 것에 대한 흥미로움
- 분석의 관점을 알려주고 피드백을 해주는 시니어가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 하나의 공급사를 깊게 분석하는 부분에서의 미숙함, 그로부터 오는 아쉬움

이러한 감정들을 느끼다 보니 이 분석에 대한 회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고의 목적은 단순합니다.
다음번에 유사한 작업을 하게 되면 이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더 분석을 잘하기 위함이죠.
 
그래서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래와 같은 흐름을 따라 진행해보려 합니다.

1. 어떤 과정을 따라서 분석 리포트를 작성했고,
2.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을 했으며,
3. 그 결과 어떤 결과물이 도출되었는지

그렇지만 마냥 모든 과정을 기록하다 보면 읽다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질 테니 이 포스팅에는 리포트 작성 과정에서 정리해 두면 좋을 것 같은 부분들만 기록하려 합니다.
 
 


1. 분석 리포트 작성 과정

분석 리포트를 작성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기 앞서 데이터 문해력 책에서는 분석의 흐름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책 '빅데이터 시대,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이터 문해력' 일부

위 사진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보통의 분석은 어떠한 현상이 발생함으로써 시작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제가 진행했던 공급사 분석 리포트의 경우에는 분석 리포트 자체에 어떠한 목적이 존재했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분석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엔 분석에 앞서 목적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된다는 점은 동일했죠.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진행한 과정은 목적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1) 분석 리포트 목적 확실히 하기

분석을 시작하기 앞서 해당 공급사의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영업팀과 미팅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영업팀에게 공급사와 관련된 시장의 현황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운영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정리한 이번 분석 리포트의 목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공급사 제품들의 시장 내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고 분석 결과를 통해 공급사가 우리 플랫폼에 더 많은 투자 및 협력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자!

이런 목적은 자칫하면 '너네 상품들은 잘 못하고 있으니 더 상품 수를 늘리고 가격 정책을 펼쳐서 볼륨을 키워야 해!'라는 결론이 정해진 죽은(?) 분석을 원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런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우리 플랫폼 내에서 공급사 제품들의 객관적인 위치를 보여주고 공급사와 함께 원인을 분석하여, 서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분석 결과를 전달해 준다는 의미였죠.
 
이렇게 목적을 확실히 한 뒤 다음으로 진행한 과정은 분석 개요를 작성하는 일이었습니다.
 


2) 분석 개요 작성하기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 대략적인 개요를 그려보면 일을 진행해 나가는 데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데요.
당연히 분석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요가 있다면 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아나갈 수 있고, 중간에 방향을 잃지 않으면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분석 개요를 작성할 때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 어떤 지표들을 보여줄까?

우선 어떤 지표들을 보여줄지를 고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대략적인 흐름만 가지고 (예를 들면 큰 개념에서 작은 개념으로 좁혀 들어가자!) 어떤 지표들을 보여줄지 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요.

지표 정의하기 예시 일부

대략적으로 '이런 지표들을 보여주면 되겠다!'라는 것이 정해진 뒤에는 '그럼 이 지표들을 어떻게 보여주면 될까?'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 지표들을 어떻게 보여줄까?

지표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지 크게 2가지로 고민했는데요.
각각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흐름에 따라 구성하는 방법
  ㄴ 예시 : 전체 GMV → 고객 → 주문 → 상품 → 주문 지역 & 장바구니 (= 큰 부분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흘러가듯 살펴봄)
  ㄴ 특징 : 흐름에 따라 지표들이 흘러가기 때문에 진행이 자연스럽다.
             전체적인 공급사의 현황 및 변화를 살펴보기 용이하다.
  즉, 현황을 리포팅하고 파악하는 데에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

2. 지표를 더욱 상세하게 볼 수 있도록 구성하는 방법

  ㄴ 예시 : GMV = ARPU x 전체 고객 수
              GMV = 총 주문 횟수 x BS
              총 주문수 = 총 구매 고객 수 x 1인당 평균 주문 횟수
              (= 하나의 지표를 잘게 쪼개가면서 상세하게 살펴봄)
  ㄴ 특징 : 특정한 지표들의 변화를 깊게 파보면서 어떤 부분 때문에 지표의 변화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음
  즉, 구체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 지표들을 깊게 살펴볼 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

이번 분석 리포트는 전체적인 현황을 보여주면서 시장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흐름에 따라 구성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3) 분석 대상 및 기간 설정하기

이렇게 흐름을 잡은 뒤에는 분석 대상과 기간을 설정했습니다. (사실 개요를 작성함과 거의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각각을 정의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 분석 대상 및 기간 선정하기

분석을 진행할 때 모든 카테고리를 분석하면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었겠지만, 한정된 시간 및 리소스라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분석 결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분석 카테고리를 한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의 의사결정은 아래와 같은 기준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플랫폼 내에서 규모가 큰 카테고리이면서 해당 공급사의 해당 카테고리 규모도 큰 카테고리를 선정하자

 
이러한 기준은 분석 리포트의 목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해당 리포트의 경우 규모가 크고 플랫폼 내에서 성장하고 있는 카테고리에 대한 현황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분석 기간을 선정할 때에도 약간의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기간이 너무 짧을 경우 시계열의 변화를 살펴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고, 무작정 분석 기간을 늘어뜨리면 의미 없는 기간이 포함되어 분석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여 해당 공급사가 플랫폼에 입점한 뒤, 상품을 본격적으로 론칭하기 시작한 시기를 분석 기간으로 선정했습니다.
그 결과로 전년 동월 비교, 계절성 영향 등을 담아낼 수 있는 2년의 분석 기간을 설정했습니다.
 


4) 분석 리포트 작성하기

이제 이렇게 기준을 정의하고 방향성을 잡은 뒤 분석 리포트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역시나 기준을 정의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고, 데이터 추출 및 시각화 과정에서는 생각보다 시간이 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이렇게 기준들을 정의하고 분석 리포트를 작성하는 중에도 분석 목적과 흐름에 맞도록 지표를 정의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 목적에 맞는 지표 기준 정의하기

이번 분석 리포드 작업을 할 때 기존의 정의와 다르게 정의한 지표가 있었는데, 바로 재구매율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보통 재구매율을 정의할 땐 월별 재구매율을 주로 살펴보는데요.
그 이유는 플랫폼 내에 식품 비중이 높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분석한 공급사의 경우 식품보다는 생활용품, 뷰티 제품을 위주로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생각을 해봐도 '뷰티/생활용품을 한 달에 한 번씩 살 정도로 자주 구매하나?'라는 의구심이 들었고 이 부분을 데이터로 확인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재구매율 기간 산정을 위해 상품별 재구매 주기라는 지표를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확인한 고객 재구매주기의 분포 예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각 상품별/카테고리별로 고객들의 재구매주기를 살펴봤고, 상품/카테고리가 갖는 평균적인 재구매주기를 정의했습니다.
그 후에 이 재구매주기를 기준으로 재구매율을 계산했습니다.
그래야만 '고객이 이 상품을 재구매한 비율이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재구매율 본연의 정의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표마다의 기준들을 고민하면서 분석 리포트를 작성했고, 분석 리포트의 흐름이 어긋나지 않도록 개요에 따라 작성을 진행하여 분석 리포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5) 핵심 장표 생각하기

이렇게 분석 리포트 작업을 완료하여 마무리했는데요.
분설 리포트를 마무리한 뒤, '이 분석 리포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 어디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결국 리포트는 목적에서 나타난 궁금증을 해소하고 그 결론을 알려주는 것에 목적이 있고, 그 부분을 보여주는 핵심 장표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꼽아본 이번 리포트의 핵심은 '카테고리 내 상품별로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게 좋을지 보여줄 수 있는 Matrix'였고, 이 부분을 활용하여 공급사와의 미팅까지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2. 돌아보면

이렇게 분석 리포트 작업에서 고민했던 내용들을 정리해 봤는데요.
마지막으로 '분석 리포트 작업을 할 때의 나는 어땠지?'라는 부분을 정리하며 포스팅을 마치려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업무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면서 말이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목생각
내가 좋아하는 것- 분석 리포트의 흐름을 잡아가는 과정이 좋았다. (마치 하나의 글을 쓰는 느낌이랄까?)
- 기준들을 논리적으로 정의해나가는 과정이 좋았다.
내가 원하는 것- 이렇게 작성된 리포트가 정말로 상품 소싱이나 협업에 활용되는 모습을 직접 보고싶다.
내가 싫어하는 것- 그저 리포트 작성에 그치는 형식적인 리포트라면 정말 싫다.
이 작업으로 배운점-  분석이라는 것은 동일한 형식을 가져간다고 하더라고 결코 같은 방식으로 작업할 순 없다는 것
   (결국은 목적에 맞는 흐름을 잡아가고, 흐름에 맞도록 분석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해야한다는 점)
- 그저 리포트 작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스스로가 영업팀에 현황을 물어보며 팔로우업을 해야겠다는 다짐

 

블로그의 정보

고동의 데이터 분석

소라고동_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