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의 데이터 분석

[회고] 첫 번째 퇴사, 그리고 이직

by 소라고동_

0. 들어가며

2020년 4월부터 몸 담았던 첫 번째 회사를 퇴사하고 두 번째 회사로의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벌써 2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더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기간동안의 회고와 새로운 회사에서 기대하는 부분을 기록해보려 합니다.


1. 첫 회사

1.1. 입사 이유

첫 회사를 선택할 땐 '다양한 데이터를 만져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입사를 결심했었습니다.
그 당시 졸업을 앞두고 있던 저는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경험을 쌓아보고 싶었고, 학사 출신으로 분석가의 직무를 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서 '어찌됐건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곳으로 취업하자'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 조급함이 약간은 후회스럽기도 하지만요.)

운이 좋게도 금방 첫 직장을 구할 수 있었고 다행히도 기대했던 부분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져 다양한 데이터를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다양한 데이터라 함은 다양한 산업군에 대한 데이터를 만져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면 이러한 데이터들이었죠.

신용카드 데이터, POS 데이터, 통신사 유동인구 데이터, 공공 배달앱 데이터, 인구 통계 데이터


그리고 위 데이터들을 Zeppelin 환경에서 Spark SQL 을 주로 활용하여 전처리 및 분석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실상 첫 회사에서 가장 실력이 많이 늘었던 부분은 SQL 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업무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SQL 을 사용했었기 때문입니다. (밥먹고 SQL만 한 수준)

'이렇게 SQL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추출하는것이 데이터 분석가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회사를 다니던 저에게 조금씩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생기게 됩니다.

1.2. 고민의 시작

🧐 고민 1. 직무의 문제

입사를 하고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약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느 정도 업무에 대한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고, 이 무렵 글또라는 글쓰기 커뮤니티에 참가하여 여러 데이터 분석가분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글또에서 만난 분석가분들이 하는 업무의 범위와 제가 하고 있던 업무의 범위에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하는 업무가 처음 내가 데이터 분석가로서 목표를 가졌을 때 정의했던 데이터 분석가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내가 회사에서 주로 했던 업무 >
1. SQL 을 활용한 데이터 전처리
2. 윗급에서 프로젝트을 따오면 그 분석건을 진행하고 매출 발생 (에이전시 역할)
3. 프로젝트의 종류는 상권 분석, 외식 트렌드 분석, 대시보드 개발, 매출 추정 등 다양

< 다른 데이터 분석가가 하는 업무 >
1. 분석을 통한 이슈 원인 파악 및 해결 과정 지원
2. 서비스 로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리텐션 지표 개선
3. 데이터 분석을 통한 비즈니스 의사결정 지원
4. A/B 테스트를 통한 지표 분석 및 서비스 개선

이렇듯 다른 분석가분들과 저의 업무의 결이 달랐습니다.
제가 했던 업무는 데이터 분석을 하나의 상품으로 하여 고객사에 결과물을 제공하고 매출을 발생시키는 사업의 영역이었고,
타 분석가들이 하는 업무는 내부 데이터를 분석하여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고객 관련 지표들을 개선시키는 지원의 영역이었던 것입니다.

이 부분을 깨닫게 된 순간부터 '이직을 해야하나?' 라는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 고민 2. 사내 조직 구성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업무를 하다보니 조금 아이러니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회사 동료 대부분이 분석가의 역할로 채용이 되었지만, 팀은 목적 조직으로 구성되어 분석가 밖에 없는 집단에서 하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 속 모든 업무를 곁들여 함께 해야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분석 조직을 만들 것 처럼 채용을 했지만 목적 조직으로 구성되어 업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 다양한 업무 중 일부분 >
1. 공시된 프로젝트를 보고 제안서 작업을 하는 경우
- 제안서 작성 (분석 목적, 항목 설정, 분석의 타당성, 필요 이유, 기대효과 등을 작성)
- 제안서를 통한 프로젝트 수주 성공 시,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 진행 (전화 통화 또는 출장 업무)
- SQL을 통한 데이터 전처리 및 분석
- 분석 보고서 작성
- 각 과정에서의 계약서, 견적서, 세금계산서 작업 및 기타 서류 품의

2. 아웃바운드 영업을 진행하는 경우
- 아웃바운드 영업을 위한 상품 설계 (주로 대시보드 또는 데이터 플랫폼)
- 영업 및 마케팅 수단 고민
- 영업을 위한 출장

물론 위 내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무는 SQL을 통한 데이터 전처리 및 분석였고, 직접 영업을 위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다양한 업무를 곁들여 함께 진행하다 보니 정신없이 프로젝트의 결과물만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되었고 분석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시간 없이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악순환이 발생했습니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데이터 분석의 결과를 판매하여 매출을 올리는 방식이라 이러한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부분이 앞선 첫 번째 고민과 합쳐져 업무에 대한 번아웃 및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 끝에 이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2. 이직 준비 과정

2.1. 직무 확실히 하기

이직을 생각하게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데이터 분석가 채용 공고들을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어떤 경험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었죠.
그리도 데이터 분석가 아래에 다양하게 나뉘는 직무들을 살펴보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직무는 뭘까?' 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이 고민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던 포스팅이 바로 글또를 운영해주시는 성윤님이 작성한 아래의 게시글이었습니다.
한 번쯤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 분석가(데이터 직무), 데이터를 활용하는 다양한 직군 소개

데이터 분석가(데이터 직무), 데이터를 활용하는 다양한 직군 소개 글입니다 키워드 : 데이터 분석가, 퍼포먼스 마케터, CRM 마케터, 그로스해커, 비즈니스 분석가, 프로덕트 분석가 I Want To Study Da

zzsza.github.io


이렇게 여러 정보들을 살펴보고 다양한 고민을 하며 내린 결론은 이랬습니다.

'비즈니스 분석가' 또는 '프로덕트 분석가'가 하는 일을 하고싶다.
굳이 따지면 '비즈니스 분석가'의 역할을 더 하고 싶다.

그래서 이 직무를 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2.2. 필요한 부분 공부하기

이렇게 직무를 정하고 채용 공고를 살펴보며 알게된 부분은 '현재 회사에서 분석을 통해 서비스의 개선을 이끌어낸 경험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이 부분을 회사에서 해소할 순 없으니, 개념이라도 확실히 하고 데이터를 이용해서 스스로 공부를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고자 한 부분은 AARRR, 비즈니스 모델, 태블로와 같은 내용들이었고, 실제로 데이터를 구해서 분석을 진행해보려고 노력했었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내용들을 이 블로그에 담아냈고 이는 해당 직무에 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증빙자료(?)가 되었습니다.

카테고리 공부한 내용
분석 방법 및 개념 AARRR 개념 정리
리텐션 차트 만들어보기
통계적 가설 검정 과정 훑어보기
비즈니스 모델 분석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구조 분석
성능 관점의 SQL 효율적인 SQL 쿼리 작성을 위한 공부
Tableau 태블로를 이용한 시각화
개인 프로젝트 개인 네이버 블로그 방문 분석

이렇게 공부를 하면서 이직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3. 이직의 과정

이렇게 이직을 결심하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1. 경력은 쌓여가는데 결이 다른 일을 하고 있으니 '쓸데없이 경력만 쌓여가는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
2. 회사를 다니며 공부, 이력서 작성 등을 하는 부분에 대한 피로도 누적
3.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력서를 작성하는 부분에 대한 여려움
4. 동시에 여러 기업을 지원하다 보니 겪었던 '사전 과제 - 면접' 폭탄


이러한 어려움을 겪었었고 이러한 부분을 어찌어찌 마인드컨트롤을 해가며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상세히 다루기엔 너무 내용이 많아질 것 같아 이 부분은 스킵하고 기회가 된다면 따로 포스팅을 하도록 해보겠습니다..

아무튼 쉬워 보였지만 약 8개월 동안의 긴 호흡으로 이직을 준비했고 결국엔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4. 두 번째 회사

4.1. 회사 선택의 기준

이렇게 긴 호흡으로 준비한 이직을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두 번째 회사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이직 과정에서는 커리어 관점에서의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기 때문에 회사를 선택함에 있어서 신중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던 부분은 제가 2022년 신년 목표로 세웠던 기준이었습니다.

신년 계획으로 세웠던 이직 목표

데이터 분석팀이 따로 있고, 데이터 조직이 100명이 넘어가는, 네임밸류(= 남들이 들었을 때 어떤 회사인지 알 정도)가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기준을 세웠었는데요.
이 기준이 얼마나 의미있는 기준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장 퇴사를 격렬하게 원했던 시기의 제가 결핍을 느끼던 부분을 기록했던 것들이라 이 기준을 우선시 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직하는 두 번째 회사는 위의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회사였기 때문에 입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4.2. 이 회사에서 기대하는 부분

그리고 이 회사에서 꼭 얻어가고 싶은 경험들을 아주 간략하게 정리를 해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목표 1. 비즈니스 분석가 업무 경험하기

  • 최소 2년 이상의 비즈니스 분석가 직무 경험하기
  • 데이터를 활용하여 비즈니스 전략 수립을 경험하고 수익성 개선 경험하기
  • 지표 설계 및 관리를 통한 서비스 수익성 개선 경험하기

 

🚩 목표 2. 커머스 산업 도메인 쌓기

  • 커머스 산업 데이터 분석을 경험하면서 e-commerce 도메인 쌓기
  • 자연스럽게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도메인도 함께 쌓기
  • 가능하다면 유통 관련 도메인도 쌓기

 

🚩 목표 3. 꾸준히, 넓게 성장하기

  •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많은 것을 배우기
  • 다양한 직무를 가진 동료들과 커피챗을 하며 관점 넓히기


이제는 '이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할까?'를 고민해야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인생에서는 고민이 마를 날이 없네요..)
이러한 고민은 입사를 한 뒤 차츰차츰 해보도록 하고 이제 마무리를 해볼까 합니다.


5. 회고를 마치며

이렇게 지난 2년간의 경험들을 아주 간략하게 담아봤는데요.
그 기간동안 운이 좋게도 정말 좋은 팀장님, 선임, 동료들을 만나게 되어서 직무 고민이 시작되기 전에는 회사를 가는데 거부감이 전혀 없었을 정도로 재미있게 회사를 다녔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퇴사를 할 때 저를 잘 챙겨주시기도 했구요.

자랑할 곳이 없어서 여기다 올리는 퇴사 선물


그래도 남아있는 것 보다 옮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 아쉽지만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좋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이직을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도 목표로 했던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해봐야겠습니다.
방향성을 잃을 때 마다 이 포스팅을 보며 다시 방향성을 잡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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