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의 데이터 분석

[생각] 스스로를 알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by 소라고동_

작년 가을즈음 저는 갑작스럽게 제주도 여행을 떠났었는데요.

이번 글은 그때 고민했던 생각들을 담은 자기 회고적인 글이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다짐글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글입니다.

 


0. 갑자기 여행을?

작년 가을, 저는 정말 갑작스럽게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다가 직장 동료분이 제주도를 가는데 가격이 너무 싸다고 하더라고요. (비행기가 편도로 3만원이라던가?)

안 그래도 휴가는 많이 남아있고, 내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진 않고, 무언가 환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였기 때문에,

그냥 휴가를 3일 동안 내버리고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각 없이 휴가를 쓰고 여행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긴 했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의 목적은 있었는데요.

가장 큰 목적은 '현재 내 상태에 대한 개선 및 회복'이었습니다.

당시 저의 상태는 이랬는데요.

< 여행 전의 내 상태 >
- 뭔가 답답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 회사에서 이해되지 않는 일이 많이 발생했고 이를 나름의 방법으로 잘 넘겨오고 있다고 생각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누적되는 데미지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근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 때문에 답답하고 에너지가 깎여나가고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그래서 위 상황에 대한 해소를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말이 목적이지 그냥 계획 없이 무지성으로 가버렸어요.

 

 

0.1.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그렇게 혼자서 '생각 정리'라는 목적으로 4박 5일의 제주도 여행을 떠났는데요.

4박 5일 전체를 혼자 있었던 건 아니었고, 제주도가 저렴하다는 정보를 줬던 회사 동료와 중간에 일정이 겹쳐 함께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회사 동료의 친구와도 일정이 겹쳐 예상치 못한 여행 파트너가 생겼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 생각보다 더 좋았던 오름
- 생각에 없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루
- 밤산책 도중 만난 반딧불이
- 테트라포드가 만들어 내는 신기한 파도소리
-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편안한 대화
등등..

생각보다 더 좋았던 군산오름..에서의 멍때리기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별 큰 이벤트는 아니었지만 그 순간에는 일상에서 벗어나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자연스레 내 생각들이 일상에 너무 갇혀있었다는 느낌을 어렴풋이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경험들이 어땠냐?'라고 한다면 '즐거움'으로 시작되는 여러 감정으로 대답이 될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이 과정에서 느낀 즐거움, 감정 등을 왜 내가 느끼고 있는지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즐거움을 느꼈지?', '내가 왜 이 감정을 느끼고 있지?'라는 생각 말이죠.

그러다 뭔가 아차 싶더라고요.

'왜?'라는 질문을 왜 일을 할 때에만 했었을까?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무로 일을 하고 있는 저는 업무를 할 때 자연스레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런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해본 적이 있나?'싶은 생각이 들었고, 딱히 그런 경험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 스스로에 대한 인지

그러고 보니 저는 지금까지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마인드로 삶을 단순하게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마인드가 싫지도 않고 앞으로도 유지하고 싶은 마음가짐인데요.

그럼에도 주변에 색이 뚜렷한 친구들을 보면 신기하면서 부럽기도 했고, '어떻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저렇게 확신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 부분이 부러워서일까요?

나름 저도 스스로를 알아가기 위한 노력들을 했었던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 자신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고, 스스로를 알아가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를 해봤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시도들이요.

- 30일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다는 셀프 인터뷰 프로그램 진행
- 다양한 책 읽기
- 어떤 감정이나 주제에 대해서 스스로 나름의 정의를 해보기

 

그런데 근본적인 방법을 모른 채 진행을 했던 터라 크게 와닿거나 깨달은 내용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헛돌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근데 신기하게도 여행을 떠나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왜 나의 감정과 생각들에 대해서 질문을 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겨왔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여행의 마지막 날에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이번 여행에서 가진 생각과 감정들에 대해 '왜 이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까?'를 고민하고 적어봤습니다.

청량한 제주도 바다에서

 


2. 결국은 나를 향한 호기심

그렇게 카페에 앉아 제 감정과 생각에 대해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질문을 통해 내면으로 파고 들어가 보니 제가 느끼는 좋고 나쁜 감정들엔 어떠한 공통점과 기준이 있었고, 그 기준이 결국은 내가 어떤 사람임을 알려주는 내용들이더라고요.

그렇게 스스로를 잘 알아가기 위한 시작은 결국 나를 향한 호기심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생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왜 그런지 생각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할 때 어떠한 프레임워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를 해봤습니다.

 

 

2.1. 나를 알아가기 위한 호기심 프레임워크

사실 프레임워크라고 거창하게 말을 붙였지만 별 내용은 없습니다.

< 호기심 프레임워크 >
1. 스스로에게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져야겠다.
     = 왜?라는 질문을 업무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부분에 적용해 보자는
     = 그것을 정리해나가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잘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

2. 그리고 그 질문으로부터 어떠한 액션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액션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액션이 필요 없다면 그 감정에 대한 인지로도 충분하다.)
 
3. 그 고민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겨야겠다.
     = 변화 및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생긴다면 Action Plan을 세운 뒤 실제로 Action 하자는 것

 

그런데 이렇게 틀을 만들어놓고 보니 이 틀을 적용하기 위한 전제로 '어떠한 경험을 했다.'라는 부분이 성립되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경험을 한 뒤 그 경험으로부터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생각해 보는 순서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떠한 것들에 대해 스스로 경험을 해보고 판단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그 영화 재미없더라' 또는 '그 여행지 별로던데?' 라든가 하는 그런 평가들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가치판단을 무작정 받아들이지 않고, 내가 직접 경험하면서 가치판단의 중심을 내 안으로 가져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저 다른 사람의 평가를 그대로 나에게 가져온다면 제가 가치판단을 해보면서 나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이니깐요.

 

여기까지가 제주도 여행을 통해 고민하고 생각한 부분이었고, 삶에 치여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2023년이 끝나고 새해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2023년을 돌아보던 중 직접 경험했던 일들을 토대로 왜 그런 감정을 가졌는지를 뒤늦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3. 지금까지의 경험을 돌아보면 

작년은 의도치 않게 여러 변화가 생겼던 해였고, 그 과정에서 내가 했었던 선택들이 꽤나 극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요.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를 빼앗기는 극 내향형의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궁금해 여러 사람들에게 커피챗을 요청했고,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친해진 사람이 꽤 생겨서 연말엔 살면서 가장 약속이 많은 연말을 보냈다.
원래는 어떤 것을 하기 전에 많이 고민하고 망설이는 편이었지만, 그 부분을 깨뜨려보고자 일단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의사결정을 했다. 

 

이렇게 평소와는 너무 다른 선택들을 직접 해보니 그 새로운 상황 속에서 나의 모습들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올해의 목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3.1. 나의 '균형점'을 찾자 

작년의 경험들을 기반으로 올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나의 균형점을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생각으로는 삶 전체를 아우르는 '균형점'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주제에 대한 균형점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고민해볼 나의 균형점들

이렇게 여러 주제에 대한 균형점을 찾아보고자 고민을 해봤는데요.

각각의 주제는 지금 제가 생각했을 때 균형점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주제들입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주제인 '현재와 미래의 균형'에 대해 살펴보면요.

- 지금의 나는 현재보단 미래에 더 무게를 두고 살아가려고 하는 편이다. (지금 참으면 나중에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 그런데 이 상태로 시간이 계속 흐른다면 나는 미래만 생각하다 삶을 마감하게 될까? (그건 너무 황당한데?)

- 그러면 현재로 조금 더 무게를 실어야겠는데, 내가 어떤 경험을 할 때 즐거움을 느낄까? (나에 대한 호기심)

- 나에게 계속 관심을 가지면서 현재로 무게를 조금씩 실어나가면서 균형점을 찾아나가야겠다.

 

위와 같은 생각의 흐름으로 균형점을 찾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주제도 마찬가지의 흐름으로 목표를 세우게 되었고요.

 

 


4. 호기심, 균형점, 결국엔 행복함

이렇게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것을 조금 더 크게 확대를 해보면요.

'균형점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그 균형점으로 나아간다면 그 과정에서 지금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로 이어집니다.

즉, 나를 알아가는 호기심으로부터 나만의 균형점을 찾고, 그 균형점으로 나아가며 행복함을 느껴보자는 것이죠.

 

물론 균형점은 계속 조금씩 바뀔 테니 이런 사이클이 돌아가지 않을까요?

끝없는 균형찾기의 과정

호기심을 가지고 나를 알아가며 그로부터 균형을 찾다 보면 몰랐던 행복들을 느끼며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요?

생각을 할수록 행복은 어디에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중간중간에서 찾아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점점 커집니다.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이 너무 많아서 '멍 때리기와 고민의 균형'도 목표로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

 

 


이렇게 최근의 생각을 정리해 봤는데요.

사실 여행을 다녀와서 좋았던 기억을 기록해 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는데 생각이 이어지다 보니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네요.

아무튼 이렇게 2024년을 맞이하게 되었고, 2024년의 끝에는 균형점을 찾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제 모습을 기대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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