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2024년 상반기 회고 (+ 휴가 후기)
by 소라고동_이번 글은 조금 늦었지만 2024년 상반기를 회고하는 글입니다.
0. 들어가며
오랜만에 글을 작성하려고 하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그래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마구잡이로 지난 6개월을 돌아보려 합니다.
1. 상반기 주요 사건
-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머리속이 굉장히 복잡하고 정리가 안된 채 살아온 6개월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지금 카페에 가만히 앉아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일이 거의 없거든요..
그럼에도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을 보니 글쓰기에 대한 결핍이 있나 봅니다.
그래서 '2024년을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내용들을 가지고 그때 정했던 방향성을 잘 유지하고 있나?'라는 관점에서 회고를 해보면요.
- 헬스를 시작했고,
2024년을 시작할 때 계속 미뤄왔던 헬스를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요.
그래서 3월 즈음 PT를 받기 시작했고 그 시점부터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PT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요.
1. 건강하게 체중 증량하기
2. 체격을 키워서 옷 입는 재미를 더 느끼기
3. 달리기를 오래, 건강하게 하기 위한 보강운동의 개념
확실히 운동을 하면서 잘 먹어주니깐 체중이 늘어났고 (한 4kg 정도?) 체격이 커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그리고 하체 운동이 제일 힘들고 하기 싫었었는데, 달리기를 위한 보조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며 운동하니 훨씬 덜 고통스럽고 오히려 즐거운 느낌을 받습니다.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어떤 목적에 따라 운동을 하는지가 운동의 재미를 늘려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PT가 끝났지만 혼자서 꾸준히 다니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1년 정도는 그래도 꾸준히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마라톤 10km를 달렸고,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군대 전역 후 23살 때쯤(?)이었는데요.
완전 꾸준하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5~6년은 꾸준히 달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마라톤 대회는 거의 나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어쩌다 보니 회사 동료들(=거의 친구)과 마라톤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10km를 달렸는데 개인적인 목표는 50분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이었고, 연습을 열심히해서 48분 36초라는 기록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 10Km 마라톤을 한 뒤 달리기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는데요.
1. 10km 를 달리는 게 어렵지 않아 졌다. (천천히 달리면)
2. 더 긴 거리를 뛰어보고 싶어졌다.
3. 달리기가 훨씬 재미있어졌고 평생 운동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가을에는 경주 마라톤을 하프 코스로 신청했고, 제 기준 마라톤 아마추어 고수인 저희 아버지와 함께 하프를 달리기로 했습니다.
예전부터 아빠랑 마라톤 대회를 나가 보는 게 로망이었는데 잘 준비해서 부상 없이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 건강하게 먹으려는 노력을 하고,
운동을 예전보다 많이 하게 되니 (헬스 + 달리기) 늘 배가 고팠고... 그래서인지 아침과 간식을 잘 챙겨 먹게 되었는데요.
자취를 하다 보니 야채를 먹을 일이 잘 없어서 아침으로는 샐러드 야채와 방울토마토, 바나나, 두유.. 등등.. 의 건강한 한 끼를 챙겨 먹게 되었습니다.
몸에 얼마나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기분은 좋더라고요!
- 회사에서는,
- 새로운 부서에서 적응을 했었고,
작년 말 갑작스러운 인사 발령으로 부서가 변경되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지만 어찌어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적응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데이터를 살펴보고 팀에 필요한 것들을 분석하는 과정이 나름 즐거웠던 것 같고, 내가 분석한 내용들이 정말로 잘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업무를 하기도 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 놈의 회사는 또 조직개편을 해버렸고,
그래서 7월부터 다시 팀이 바뀌었지만 '새로운 팀에서도 또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잘 적응해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어찌 됐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고,
저는 예전부터 정말 공감되지 않는 말이 있었는데요.
고등학교 1학년때 친구가 평생 친구들이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 전 직장에서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과 지금까지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저런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많은 시간을 몸담고 있는 장소에서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고,
그래서인지 감사하게도 그런 친구들이 늘 곁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회사에서도 감사하게도 그런 친구들이 생겼고 나름 재미있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그렇겠지만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기도 해서 밸런스를 좀 맞춰서 오래오래 잘 지내길 바라는 생각이에요.
- 새로운 스터디를 시작했고,
작년부터 소소하게 사내 스터디를 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6월부터 다시 스터디를 시작했고, 다들 열심히 준비해 주시고 고민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되어 같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였으면 이 정도로 하진 않았을 텐데 함께 공부하니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것 같아 좋았고,
잊고 있었던 '다 같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건강한 마음이 다시 피어나는 요즘입니다.
- 공허했습니다.
적어보니 회사 생활을 즐겁게 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제 마음은 꽤나 공허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부서가 바뀐 뒤 무언가 압박감이 있었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부담감이 은연중에 쌓여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엄청난 피곤함을 느끼고 집중이 잘 되지 않는 상태였고 매일매일이 지쳐있는 상태였어요.
그런 상태에서 약속이 꾸준히 있었고 혼자 생각 정리 할 시간을 만들기가 어렵더라고요.
한 마디로 그때의 상태를 요약해 보면 '머릿속이 뿌옇게 변해 그 속을 들여다보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 그래서 휴가를 떠났고,
그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너 이러다가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수준이 될지도 몰라!'라는 머리 속 메시지가 들려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춘천으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고 그 목적은 머릿속을 정리하고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었어요.
- 정말로 푹 쉬었습니다.
그렇게 방문한 숙소는 춘천에 있는 숲 속에 뜬금없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내로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고, 자연의 소리 이외엔 들리는 소리가 거의 없었죠.
여기는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곳이었고 티비나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가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쓰는 요금제는 데이터가 너무 적게 제공되어서 와이파이가 없는 환경에선 유튜브나 영상을 볼 수 없는데요.
그래서 반강제적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남기는 시간을 제외하면 휴대폰을 사용한 시간이 2박 3일 간 5분 안쪽이었어요)
- 그 시간 동안 많은 글을 읽고 썼고요.
방에 들어가면 이런 뷰를 볼 수 있는데요.
이 방에는 이전에 묵었던 사람들의 글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각자가 가진 고민들, 여기서 느낀 여러 감정들을 익명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숨김없이 기록했더라고요.
그러니깐 누군가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누군가의 글과 숙소에 있는 서재에서 빌린 몇 권의 책을 가져와 읽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계속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았어요.
그러다 문득 '내가 왜 이렇게 조급하게 모든 일을 하려고 하는 것 같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책과 여러 글들을 한 줄씩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읽으며 좋았던 글귀나 들었던 생각들을 종이에 글로 써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머릿속 뿌연 안개가 조금씩 걷혀나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 정말 많은 시간을 사색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다양한 글을 읽고 쓰며 머릿속을 정리해 나가는 한편, 숙소의 모든 공간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온전히 하루 24시간을 모두 숙소에서 보낸 둘째 날에는 5시간 이상을 혼자 멍 때리며 빗소리를 듣고 숲을 바라보며 시간을 썼어요.
가만히 앉아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기도 하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멍 때리기도 하고,
문득 든 생각을 종이에 써 내려가기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이 있을까?' 하며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읽어 내려가기도 하면서
머릿속을 비우고 정리해 나갔어요.
- 그런 뒤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2박 3일의 시간을 보내고 정말 잘 쉬었다는 생각을 하며 숙소를 떠났습니다.
사실 숙소를 떠날 때 마음이 무거웠는데요.
'다시 돌아가서도 지금 마음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며 평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머릿속은 확실히 개운하게 정리된 기분이었고 그 점에 감사하며 일상으로 복귀했어요.
2. 정리하면
이렇게 지난 6개월의 시간을 돌아봤는데요.
제가 생각이 너무 많은 건지 회고를 할 때마다 무언가 다른 이유로 지쳐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그럼에도 이번 6개월의 끝에서 진심으로 느끼고 가져가야겠다는 부분은,
어찌 됐건, 어떤 선택을 하든 '나'를 위한 결정을 하고 '나'를 잃지 말자!
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상황에 따라 남의 기준에 신경을 쓰고, 스스로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역시 사람은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단단하면서 유연한 마음을 지키고 싶다면 기준이 필요하고, 그 기준이 바로 '나'라는 생각을 하며 2024년 상반기 회고를 마칩니다.
'#9. 생각보관함 > #9.2. 다짐 및 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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